
시드니 누드 비치 탐방기 2
Obelisk Beach (오블리스크 비치)
Obelisk Beach (오블리스크 비치)는 시드니의 부촌 Mosman (모스멘)에 위치해 있다. 이 비치는 차를 가지고 가면 주차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버스는 시드니 시내에 있는 Wynyard Station (윈야드 역)에서 Chowder Bay (차우더 베이) 행 244번을 타면 버스 정류장에서도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반면 비치는 나무와 덤불로 가려져 있기 때문에 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다는 장점도 있다.

오블리스크 비치는 Lady Bay Beach (레이디 베이 비치)에 비해 바위가 훨씬 적고 백사장이 넓은 편이라 사람들이 흩어져 있을 수 있어서 좋고, 멀리 South Head (사우스 헤드) 쪽을 향한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이 비치에도 역시 여자보다는 남자나 게이 커플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비키니를 입은 여성 보다는 전면 누드인 여성들이 더 많다.

그런데 누드 비치에서 전혀 볼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던 모습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남자 꼬마 아이의 손을 잡고 이 해변을 거늘고 있는 할머니와 딸로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누드 비치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접근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이들 모녀에게 접근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67세인 호주 백인 할머니는 장성한 그녀의 딸과 만으로 2살 반 된 손자와 함께 이날 오블리스크 비치에 왔는데 그녀는 평소에도 손자를 데리고 자주 누드 비치에 온다고 했다. 사실 그녀가 처음 누드 비치를 가본 것은 그녀의 딸이 30대쯤 됐을 때인데 그전까지는 일반 비치를 갔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딸과 누드 비치를 한 번 가본 이후부터는 일반 비치보다 누드 비치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한단다. 사실 내가 봤을 때 전혀 뚱뚱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는 모두 비키니를 입는 일반 비치를 가면 자신의 뚱뚱한 몸매를 의식하게 되어 가기 싫은데 누드 비치에 가면 아무도 그녀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 훨씬 자유롭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영복을 입지 않고 수영을 하면 몸에 거치적거리는 것도 없고 훨씬 좋다고 했다.
그녀는 어린 손자가 조금 더 크게 되면 할머니와 누드 비치에 오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자주 손자와 누드 비치에 오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내가 할머니와 딸에게 누드 비치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더니 둘 다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것이고 아무 곳에서도 어린이 출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을 본 적도 없다며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었다.
이 할머니와 딸은 나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도 한참을 더 꼬마 아이와 해변을 거닐며 놀았고 할머니는 알몸으로 수영도 즐기셨다. 이 멋진 호주 할머니는 지금까지 누드 비치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리신 분이다. Wow!!!
오블리스크 비치는 접근성, 외부로부터 격리된 점, 백사장을 포함하여 해변의 자연조건, 전망, 오는 사람들의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별 5개짜리 누드 비치라고 평가하고 싶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이번에 누드비치를 가보려는데, 혹시 혼자 가면 가져온 짐들이나 휴대폰 등등은 보관할 곳이 없지요…?
혹은 자리를 잡고 해수욕을 하고 와도 짐을 도둑맞거나 할 위험성이 있을까요…?
짐을 두고 근처에서 해수욕 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조금 불안해서요….
비치에서 개인 소지품을 따로 보관할 곳은 없습니다. 따라서 물에 들어갈 때는 지갑이나 휴대폰 등 귀중품은 옷가지와 함께 자리에 두고 가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단지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주의해서 지켜봐야 되는데 누구나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취에서 도난당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