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넬의 카메이 보터니 베이 국립공원

커넬의 카메이 보터니 베이 국립공원

2020-09-16 0 By Adam and Eve

ENGLISH

커넬에 관하여

카메이 보터니 베이 국립공원 (Kamay Botany Bay National Park)은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미를 느낄 수 있는 라페루스 (La Perouse)와 길들여지지 않은 거친 남성미를 느낄 수 있는 커넬 (Kurnell)의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두 지역은 넓은 보터니 만 (Botany Bay)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으나 두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나 여객선이 없기 때문에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견우와 직녀 같은 형국이다. 따라서 개인용 보트가 없다면 같은 국립공원의 한 지역에서 반대편 지역에 가기 위해서는 도로를 타고 35 km를 운전하여 빙 돌아가야만 한다.

이 블로그는 카메이 국립공원의 견우에 해당하는 커넬 지역에 한정된 내용이다. (직녀 라페루스에 대한 소개는 바로 뒤따라옴).

역사적으로 시드니 보터니 만의 남쪽 곶에 있는 커넬은 호주 근대사의 발생지이자 호주 원주민들에 대한 강탈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1770년 4월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James Cook)은 인데버 (HMS Endeavour) 호를 타고 커넬에 상륙하여 호주 원주민들과 첫 접촉을 하게 된다. 이는 바로 영국이 품게 되는 호주 대륙에 대한 관심의 상징이자 그동안 원주민들이 수천 년 동안 살아온 땅을 식민지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시발점이 된다.

커넬은 이렇듯 중대하면서도 양면적인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바다와 바위 절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 고래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 스쿠버 다이빙으로 인기 있는 지점과 다양한 산책로 및 하이킹 트랙 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제임스 쿡의 상륙지

커널은 어디에?

커넬은 시드니 시내 중심에서 남쪽으로 약 22 km 거리에 있고 캡틴 쿡 드라이브 (Captain Cook Drive)의 끝에 있다.

커넬까지 직접 가는 기차나 여객선은 없기 때문에 이곳은 직접 운전을 하고 가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럴 경우 차 한 대당 $8의 국립공원 주차료를 지불해야 한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결우 기차로 인근에 있는 크로넬라 (Cronulla) 역까지 간 다음 크로넬라 역에서 987번 버스를 타면 된다.

볼거리 / 할 거리

  • 고래 구경
  •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
  • 버라왕 길 (Burrawang walk) 산책
  • 케이프 베일리 트랙 하이킹 (Cape Baily Track walk)

  • 고래 구경

해마다 약 25,000 마리의 혹등고래 (humpback whale)는 남극의 시린 얼음 물을 떠나 호주의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여 열대성 지역인 퀸스랜드 북쪽의 따듯한 물로 이주하여 이곳에서 교배하고 새끼 낳고 이들을 키운다.

그런 후 고래들은 다시 남극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는데 수영이 느린 새끼 고래와 이들을 동반하는 어미 고래들은 남극까지 도착하는데 다른 고래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보통 북상하는 고래의 마지막 무리들이 시드니를 지나가는 시점에서 맨 처음 북쪽에 도착했던 무리들은 이미 남쪽으로의 이동을 시작한다.

시드니에서 고래가 북쪽으로 이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5월과 7월 사이이고 이들이 남극을 향해 다시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는 시기는 9월과 11월 사이이다. 그런데 고래들이 따듯한 물을 찾아 북쪽으로 이주할 때는 먼 바다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강한 해류를 피하기 위해 해안선 가까이 오기 때문에 이때가 고래 구경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고 특히 시드니 인근에서 고래 구경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이다.

커넬에서는 케이프 솔렌더 (Cape Solander)가 다른 어느 곳보다도 고래 구경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는 전망대도 있고 시드니 인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고래와 관련된 정보도 볼 수 있다. 이곳과 함께 좀 더 남쪽에 위치한 포터 포인트 (Potter Point)도 역시 고래 구경하기에 좋은 지점이다.

가장 최근의 혹등고래와 관련된 흥미로운 호주 국내 소식을 전하자면, 두세 마리의 혹등고래가 보통 고래들이 이주하는 지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악어들이 득실대는 것으로 잘 알려진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카카두(Kakadu) 강에서 발견되어 2020년 9월 16일 현재 이 고래들이 안전하게 바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생물학자들이 지혜를 모으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청동 조각 작품 ‘고래들(The Whales)’
  • 스노클링 / 스쿠버 다이빙

보터니 베이 (Botany Bay)는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으로 매우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커넬의 인스크립션 포인트 (Inscription Point)는 스쿠버 다이빙하기에 좋은 곳으로 많은 다이버들이 이곳의 더 스탭스(The Steps)와 더 립 (The Leap)에 모여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의 물속에서는 다양한 물고기뿐만 아니라 해초를 닮은 호주의 독특한 해룡인 위디 해룡 (weedy sea dragon)을 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어디에서든지 물놀이를 할 경우 늘 개인 안전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인스크립션 포인트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두 대의 구조 헬기가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 수면 위를 맴돌며 오랫동안 정찰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이런 일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스쿠버 다이빙으로 인기 있는 지점인 더 스탭스 (The Steps)
  • 버라왕 길 (Burrawang walk)

버라왕 길은 제임스 쿡이 상륙한 바위와 호주 원주민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던 장소를 포함하여 주요 역사적인 장소들을 둘러보며 가볍게 걸을 수 있는 1.1 km의 짧은 산책로이다.

정보 센터에서 시작하여 보터니 만의 얕은 물가를 따라 고리 모양으로 연결된 이 길은 일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완전히 평평하고 포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휠체어나 유모차를 가지고도 쉽게 다닐 수 있다.

캡틴 쿡이 착륙한 지점에 있는 청동 조각품 ‘ 땅과 바다의 눈 (The Eyes of the Land and Sea)’
  • 케이프 베일리 트랙 (Cape Baily Track)

케이프 솔렌더 드라이브 (Cape Solander Drive)의 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케이프 베일리 트랙 (Cape Baily Track)은 케이프 베일리 등대 (Cape Baily Lighthouse)까지 일방 3 km (45-60분 소요) 그리고 포터 포인트 (Potter Point)까지 일방 4 km (1-2시간 소요) 거리이다. 해안의 절벽을 따라 주로 평평한 바위 위를 걷게 되는 이 트랙은 사방으로 탁 트인 시원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쉬운 하이킹 코스이다.

반면 이 트랙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노출되어 그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적절한 복장과 썬크림으로 호주의 강렬한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케이프 베일리 트랙 (Cape Baily Track)
케이프 베일리 등대 (Cape Baily Lighthouse)

해안선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큰 나무와 잡목들 덕분에 그늘도 있고 때로는 강한 바닷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하게 느껴지는 하이킹 트랙이 여러 개 있기는 하다. 다만 이런 내륙의 트랙은 좋은 전망이 없다는 단점이 있고 방향 감각을 잃기 쉽다. 따라서 하이킹을 하기 전 정보 센터에서 지도를 얻어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카메이 정보 센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호우 3:30까지 그리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30부터 오후 4시까지 연다.

음식을 사 먹을 곳은?

한마디로 답하자면, ‘없다’. 이 국립공원의 라페루스 지역과는 달리 커넬에는 테이크어웨이 이동 매점이 두어 개 있는 것이 고작이다. 따라서 하이킹이든 소풍이든 아니면 고래 구경을 가든 음식과 충분한 물을 싸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케이프 베일리 트랙에는 산불에 타버린 생명 없는 잡목들 밑으로 지금 야생화들이 한창이다.

커넬 지역의 카메이 국립공원은 좀 더 남쪽에 위치한 로열 국립공원의 가난한 이웃사촌과 같다. 전경이 멋지기는 하나 로열 국립공원에 못 미치고, 길고 좋은 하이킹 트랙이 있기는 하지만 로열 국립공원만큼 길거나 좋지도 않으며, 변변한 해변도 없다.

그런데 커넬은 카메이 국립공원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모래 언덕을 넘고 넘어 걷다 보면 고급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며 강릉의 한 해수욕장 같은 느낌을 주는 크로넬라 지역까지 갈 수 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커넬에서부터 크로넬라까지 먼 거리를 걸은 후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맛있는 해물 요리를 먹으며 느긋한 오후를 보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맘이 끌리는 일이다. 일단 한번 경험을 해본 후 그 내용은 다른 블로그에서 다루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