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알프스에서 누드 하이킹

스위스의 알프스에서 누드 하이킹

2018-11-29 2 By Adam and Eve

Lauterbrunnen (라우터부르넨)은 하늘 높이 치솟은 눈 덥힌 높은 산 봉우리, 수직으로 깎아내린 듯한 암벽, 전설적인 72 개의 폭포들이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에 위치한 계곡 마을로 무릉도원, 지상낙원, 천국 등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렇게 생겼을 것이라고 믿을 만큼 극적으로 아름답다. 지상에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런 곳이다.

라우터부르넨의 한 카페에 앉아서 볼 수 있는 전경. 이곳은 직접 가서 눈으로 봐야 아름다움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규모가 커서 이곳을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없다.

폭포에 매료되어 사진 찍는다고 주차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곳 이외에도 사진에 담고 싶은 곳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볼 수 있는 계곡과 폭포의 모습.

집, 마을, 푸른 들판, 나무, 절벽, 폭포, 하늘 높이 치솟은 눈 덮인 산 등이 모두 하나로 어우러져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유명한 소설 The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요정들이 산다는 상상 속의 도시 Rivendel (리번델)l과 같아 보인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중에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보니 라우터부르넨이 리번델의 ‘자매 도시’라고 광고하며 소설 속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그림과 함께 라우터부르넨의 실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고 있었다.

우리는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약 2시간 정도 늦게 라우터부르넨에 도착했다. 그 주요 이유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미처 몰랐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길에 들렀던 다른 곳에서 사진 찍는다고 내가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하이킹을 하기로 했다. 케이블카를 타면 007 영화를 찍은 장소로 유명한 해발 2970 미터 높이의 Schilthorn (슐트혼) 정상까지 단숨에 올라가 탁 뜨인 전망을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해발 1486 미터에 있는 Grutschalp (그룻셜프)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다음 거의 수평으로 나있는 Mountain View trail(마운튼 뷰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을 하여 Murren (뮤렌 -해발 1638 미터)까지 갔다 오기로 했다.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룩에서 하이킹을 할 때 끊임없이 불어오는 강한 찬바람 때문에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터라 여기도 무척 바람이 강하고 추울 것이라고 각오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이곳 산 중턱의 날씨는 따뜻하고 하늘은 청명하여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즐기며 사진을 찍기에 완벽한 조건이었다.

우리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간이 지연되어 그룻셜프 케이블카 역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하이킹을 시작한 것은 거의 오후 2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왕복 4시간의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서는 걸음을 분주히 걸어야 했다. 그러나, 햐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멀리 보이는 높은 산과, 붉은빛의 키 작은 초목으로 뒤덮인 동산,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짙은 녹색의 상록수 등 눈앞에 펼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모두 사진에 담고 싶은 욕심에 자주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마운튼 뷰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 이런 풍경을 계속 즐길 수 있다.

그러던 중 그날의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황금빛으로 물든 넓은 동산이 멀리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성경 속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살았다는 에덴동산처럼 보였다. 우리는 해가 완전히 산 너머로 기울기 전에 이 동산에 도착하기 위해 종전보다 더 열심히 발길을 재족했다. 이 이유는 아담이 오스트리아의 인스브룩에서 내가 찍어준 자신의 누드 사진에 약간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누드 사진을 찍을 생각에서 였다.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고 밝은 조명 과 환상적인 전망 등 모든 조건이 멋진 누드 사진을 찍기에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장소였다.

눈 덮인 산이 바로 눈앞에 보이기 때문에 취워 보이지만 우리가 하이킹을 한 이날은 한국의 초가을 날씨처럼 아주 따듯했다.

우리는 빠르게 기울고 있는 해를 의식해 서둘러 서로 누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고 카메라를 자동으로 설치해 놓고 함께 찍기도 했다. 그런데 이대로 다시 옷을 입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에덴동산 같은 이곳에서 좀 더 뛰어다니며 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혹시나 있을 가시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 등산화 만을 다시 신었다. 성경 속의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는 죄를 저지르기 전까지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고 들었다. 누드에서 수치심을 제거하고 나니 남는 것은 해방감, 완전한 자유였다. 나는 성경 속의 이브가 되어 알몸으로 에덴동산의 여기저기를 걷고 뛰어다니며 한동안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했다.

사진의 중간 쯤에 침엽수림의 앞쪽에 작게 살색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이브. 해방감을 만끽하며 동산을 뛰어다니다 보니 이렇게 멀리까지 간 줄을 미쳐 몰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스위스에서는 누드 하이킹이 놀랄만큼 인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추운 겨울철에도 누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는 지도의 분홍색 점에서 출발해 노란색 선으로 표시된 마운튼 뷰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을 하여 빨간색 점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흰색 점이 있는 지점에서 누드 사진을 찍고 놀다가 분홍색 점이 있는 지점으로 되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