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Swiss)

스위스는 해발 3000미터 이상의 산이 208개, 4000미터 이상의 산은 48개나 되는 유럽의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높은 산이 많은 나라이다. 따라서 하이킹할 곳도 많다. 평소 하이킹을 좋아하는 우리는 스위스에서 도시를 관광하는 대신 알프스에 가서 산을 구경하기로 마음먹었다. 원래 우리는 이태리 쪽의 알프스인 Dolomites (돌로마이츠)를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룩에서 처음 계획보다 며칠 더 체류했고 또 다음 행선지인 독일에 특정한 날짜에 도착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스위스의 Lucerne (루체른)에 머물면서 차를 렌트해 하루 잠깐 Lauterbrunnen (로우터부루넨)에 갔다 오기로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다.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룩에서 스위스의 추체른까지는 기차로 약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룩에서 출발한 스위스행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찍은 사진.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인스부룩에서 Zurich (취리히)까지 국제 열차를 타고 간 다음 취리히에서 국내 열차로 한번 갈아타야 한다. 기차 요금은 비행기 요금에 버금갈 정도로 비싸지만 높은 산과 숲, 작은 마을 등 자연 경관이 아름답기 때문에 기차를 타면 편안히 풍경을 즐기며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위스행 열차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방목장 주변의 작은 숲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오스트리아에서 스위스 취리히에 가기 위해 열차는 Liechtenstein (릭킨스타인)이라는 초미니 국가를 가로질러 간다는 것이다. 지도상에는 국경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 영토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첮아볼 수 없다. 주변의 자연 경관이나 가옥들의 모습으로 다른 국가라는 것을 분간하기도 어렵다. 다만 GPS를 사용해 열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 지도상에서 오스트리아에서 릭킨스타인으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워낙 초미니 국가이다 보니 열차가 릭킨스타인의 영토를 완전히 통과하여 스위스 영토로 넘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지 몇 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릭킨스타인 국경을 벗어나 스위스로 넘어갈 수 있다. 작은 강을 하나 건너기만 하면 바로 스위스 영토이다.

열차가 취리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호수가 얼마나 큰지 열차로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려도 여전히 호수가 보인다.

스위스와 관련된 몇 가지 사실들을 나열해 보자면, 스위스의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이태리어 그리고 스위스 원어민 어인 로맨스어 (Romansh 또는 Romansch)로 4개나 된다. 그러나 스위스 사람들은 대체로 영어를 잘 하여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고 친절하다.

그리고, 스위스는 유로를 쓰지 않고 스위스 Franc (프랑)을 쓰는데 현금 결제만을 고집하는 오스트리아와는 달리 스위스에서는 카드와 현금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그런데, 스위스의 물가는 살인적으로 비싸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스위스에서 먹은 저녁 식사의 질과 값을 비유해서 말하자면, 남대문 시장에서 잔치국수 한 그릇 먹고 신라호텔에서 와인과 함께 스파게티 먹은 값을 내야 하는 것과 같다. 약간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스위스에서는 계산서에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팁을 반드시 줘야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맥주 등 간단한 음료만을 주문했을 경우 팁을 전혀 주지 않아도 되고, 저녁 식사를 했을 경우에도 팁을 주지 않아도 되지만 굳이 팁을 하고 싶을 때는 5-10%의 팁을 주면 된다는 것이 스위스 현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한 젊은 웨이터가 알려준 정보이다. 우리는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 웨이터의 솔직한 설명에 감사의 표시로 그에게 팁을 넉넉히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