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Germany)

이번 유럽 여행 기간 동안 우리가 독일을 가기로 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고, 둘째는 사람 만나러 거기까지 간 김에 관광도 하자는 것이었다. 내가 만나려는 사람은 시드니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20년 동안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해 온 절친한 독일인 친구로 인구 9만 명 정도의 소도시 Esslingen(에슬린)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아담이 만나려는 사람은 그와 먼 친척뻘 되는 사람으로 인국 3만 명 정도의 Ennepetal(에네피텔)이라는 시골에 살고 있었다. 두 곳 모두 독일 현지인들조차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런 곳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독일의 유명하거나 아름다운 곳을 관광할 목적이었다면 처음부터 이 두 곳은 갈 생각을 전혀 안해보았을 것이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에슬린 그리고 파란색 점으로 표시된 곳이 에네피넬이 위치한 곳이다.

우리는 스위스 Lucerne(루체른)에서 기차를 4번 갈아타고 5시간 정도 걸려 힘겹게 에슬린에 도착했다. 우리가 탄 기차가 에스린에 점점 가까워 지자 철로를 따라 포도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에슬린은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곳으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드는 양조회사 Kessler (케슬러)가 이곳에 위치해 있고, 케슬러는 1826년 첫 양조를 시작한 이래 지금도 이곳에서 계속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독일에 도착하여 첫날 저녁을 친구의 집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케슬러의 스파클링 와인 Rose (로제)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에슬린의 인근은 대체로 산업 지역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도시 Stuttgart(스툿카트)에는 머세이디스 벤즈 본사와 공장 그리고 메세이디스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우리가 에슬린에 도착한 둘째 날 내가 친구의 집에서 그녀와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아담은 친구의 남편과 함께 머세이디스 박물관에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오랫동안 못 만났던 친구를 직접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유명한 관광명소를 구경한 것보다도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친구와 2년 후에 다시 시드니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Ennepital(에네피텔)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Rhine River (라인 강)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산수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알프스를 보고 온 직후라서 그런지 나는 지금까지 며칠 동안 거의 공장이나 산업지대 밖에 볼 수 없었던 독일에 대해 약간 실망감을 느꼈었다. 그런데 기차가 라인강에 도착하자 갑자기 경관이 지금과는 전혀 달라졌다.

전형적인 라인강변의 모습

기차 밖으로 보이는 구불구불 흐르는 넓은 강과 바로 강 옆으로 보이는 산들, 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크고 작은 마을 그리고 산언덕 위에 있는 오래된 성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특히 Bingen부터 Koblenz (코블렌츠)까지의 라인강 구간의 경치가 다른 곳 보다 더 아름다웠다.

파란 선으로 표시된 라인강의 구간이 특히 더 아름답다.

우리는 기차를 4번 갈아타고 약 4시간을 달려 마침내 Ennepital(에네피텔)에 도착했다. 처음에 나는 아담이 우리의 귀중한 시간을 쪼개 볼 것도 할 것도 별로 없는 작은 시골 마을로 단지 먼 친척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것에 대해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담도 처음 가보는 곳이라 에네피텔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호텔을 단 하룻밤만 예약해 놓았다. 친척의 얼굴만 보고 그 다음날 떠나려는 계획에서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우리는 에네피텔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 밖에 안되는 곳에 있는 작고 예쁜 관광명소 Hattingen(헤팅은)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 결국 체류 기간을 연장하여 여기에서 며칠 더 묵어가게 되었다.